시퀘스트 주립공원에서 콜드워터 레이크까지…마운트 세인트 헬렌으로 떠나는 하루
워싱턴주 남서부에 자리한 마운트 세인트 헬렌(Mount St. Helens)은 1980년 5월 18일 대분화로 미국 현대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화산입니다. 하지만 마운트 세인트 헬렌 여행의 매력은 화산만 바라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캐슬록(Castle Rock)에서 시작해 스피릿 레이크 메모리얼 하이웨이(SR 504)를 따라 이동하면 호수와 숲,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계곡과 자연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차례로 만납니다. 그 여행의 출발점으로 좋은 곳이 시퀘스트 주립공원(Seaquest State Park)입니다.
울창한 숲에서 시작하는 화산 여행
시퀘스트 주립공원은 캐슬록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만나는 숲속 공원입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캠핑장이 자리해 마운트 세인트 헬렌을 방문하기 전날 머물기에도 좋습니다. 공원에는 캠핑뿐 아니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트레일과 피크닉 공간도 마련합니다. 무엇보다 길 건너편에 마운트 세인트 헬렌 방문자센터(Mount St. Helens Visitor Center)가 있어 화산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합니다.
1980년 5월 18일,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마운트 세인트 헬렌 방문자센터에서는 1980년 대분화 전후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 화산암과 화산재, 모형 등을 통해 보여줍니다. 1980년 5월 18일 오전 대규모 지진과 함께 산의 북쪽 사면이 무너졌고, 이어진 폭발은 주변 산림과 강, 호수의 모습을 크게 바꿨습니다. 57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광범위한 지역의 숲이 쓰러졌습니다. 방문자센터에서 당시 상황을 먼저 살펴본 뒤 SR 504를 따라 이동하면 이후 눈앞에 나타나는 계곡과 숲이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게 됐는지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화산이 만든 호수, 실버 레이크
시퀘스트 주립공원 인근에는 실버 레이크(Silver Lake)가 자리합니다. 실버 레이크는 1980년 대분화 때 만들어진 호수는 아닙니다. 수천 년 전 마운트 세인트 헬렌의 화산활동으로 발생한 토석류가 계곡을 막으면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낚시와 카약, 카누 등을 즐기는 휴식공간으로 이용합니다. 화산을 향해 본격적으로 이동하기 전 잠시 호수를 둘러보거나 아침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SR 504를 달릴수록 화산의 흔적이 선명해집니다
시퀘스트를 출발해 SR 504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면 풍경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울창한 숲을 지나 화산에 가까워질수록 1980년 폭발과 산사태가 바꿔놓은 거대한 Toutle River 계곡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중간에 만나는 Mount St. Helens Forest Learning Center에서는 화산과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폭발 이후 숲이 어떻게 다시 자라고 야생동물이 돌아왔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망 공간에서는 운이 좋으면 주변 지역에서 엘크 무리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1980년 폭발이 탄생시킨 콜드워터 레이크
조금 더 이동하면 콜드워터 레이크(Coldwater Lake)를 만납니다. 실버 레이크와 달리 콜드워터 레이크는 1980년 대분화가 직접 만들어냈습니다. 폭발과 함께 발생한 거대한 산사태의 퇴적물이 계곡의 물길을 막으면서 호수가 형성됐습니다. 현재는 맑은 호수 뒤로 산과 숲이 이어지면서 마운트 세인트 헬렌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호숫가에서 산책하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무동력 보트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존스턴 릿지 전망대는 아직 갈 수 없습니다
마운트 세인트 헬렌 여행을 계획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과거 SR 504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였던 존스턴 릿지 전망대(Johnston Ridge Observatory)는 현재 차량으로 방문할 수 없습니다. 2023년 산사태로 SR 504 상부 구간의 교량이 크게 파손되면서 접근이 차단됐습니다. 복구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 도로 개방 구간과 방문 가능한 시설을 확인해야 합니다. 존스턴 릿지까지 가지 못한다고 해서 마운트 세인트 헬렌 여행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퀘스트 주립공원에서 여행을 시작해 방문자센터와 실버 레이크를 둘러보고, SR 504를 따라 Forest Learning Center와 Coldwater Lake까지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화산이 워싱턴주의 자연을 어떻게 바꿨는지 충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운트 세인트 헬렌에서는 목적지만큼 그곳으로 향하는 길도 중요합니다. 숲에서 출발해 호수를 지나 화산이 바꿔놓은 거대한 계곡으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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