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보다 강한 것은 ‘꾸준함’…40년을 지킨 Le Panier의 힘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걷다 보면 늘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맞는 작은 프랑스 베이커리가 있다. Le Panier(르 파니에)다.
새로운 카페와 베이커리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도시에서 한 장소를 40년 넘게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Le Panier는 1983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시애틀에서 프랑스식 빵과 페이스트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시작도 흥미롭다. 창업자 Hubert Loevenbruck은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으로 미국에서 프랑스 치즈와 육가공품을 수입했지만, 그와 함께 먹을 제대로 된 바게트가 아쉬웠다. 결국 노르망디의 제빵학교에서 프랑스 제빵사들을 불러왔고, 그들이 가져온 전통적인 조리법과 기술을 바탕으로 Le Panier가 탄생했다.
Le Panier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화려한 유행을 쫓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꾸준히 지켜왔기 때문에 가깝다. 크루아상과 바게트, 뺑 오 쇼콜라, 마카롱 등 프랑스 베이커리의 기본에 충실하고, 지금도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굽는다. Le Panier 역시 자신들의 핵심을 ‘전통적인 프랑스 레시피와 고전적인 기술, 순수한 맛’이라고 설명한다.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새로움을 먼저 생각한다. 새로운 메뉴, 새로운 인테리어, 새로운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 역시 강력한 브랜딩이 될 수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찾았을 때 “그 집이 아직 거기 있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예전에 먹었던 크루아상을 다시 맛볼 수 있고, 여행객이 몇 년 뒤 시애틀을 다시 찾았을 때 같은 장소에서 같은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 없는 신뢰다. Le Panier가 40년 넘게 보여준 브랜드의 힘은 어쩌면 단순하다.
잘하는 것을 찾고, 그 가치를 쉽게 바꾸지 않으며, 오랜 시간 꾸준히 지켜내는 것.
유행을 만드는 브랜드도 강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브랜드는 더 강하다. 시애틀 한복판에서 프랑스 크루아상과 바게트의 명맥을 이어온 Le Panier가 보여주는 것은 결국 ‘오래 지켜낸 맛과 시간도 브랜드가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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